Q/A

"무엇이든 물어보세요~^^(환불,반품포함)"

상품 게시판 상세
제목 어느 무명 작가의 신춘문예 당선 소감
작성자 쇼퍼맨 (ip:)
  • ( hit : 803 )
  • 2017-02-01 20:11:42
  • 0점  
  • recommend ( ) 추천하기
 



[2016 한경 청년 신춘문예]황현진 "나도 당신도 모두 애썼습니다"


당선 통보를 받고
쓰레기통을 쏟고 버려진 것들의 사이를 보았습니다. 끓는 물속에 저어져 얼룩이 생긴 커피봉지들과 말라 비틀어진 귤 껍질을 지나 여전히 꿉꿉한 고구마 껍질 속을 뒤졌습니다. 물기와 냄새를 머금고 구겨져 있던 신춘문예 우편 영수증을 그 속에서 건졌습니다. 답이 올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영수증도, 제 글도 갑자기 의미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래서 기쁩니다. 저를 기다려준 가족과 항상 제 글을 정성스럽게 읽어주는 동료들, 곁에 있어주는 친구들, 힘껏 작업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창의인재 동반사업과 그 기회를 주신 이은경 교수님께 작게나마 답을 한 것 같아서 기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또한 미안합니다. 제 글을 쓸쓸히 읽을, 거론되지 않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정성스레 보낸 글에 대해 답을 받지 못한 이름 모를 나의 동지들입니다. 그래서 당선소감도, 인터뷰도 망설였습니다. 제 자신이 영수증에는 의미를 부여하더라도 제 삶까지 어떤 의미를 도출하기 위해 각색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얼굴 모를 동지들의 삶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그래도 당선소감에 마음을 표현하면 어떻겠느냐는 신문사의 권유에 마음을 바꿉니다. 신춘문예를 대신해 제가 감히 짧게나마 동지들에게 답합니다.

나는 맞고 당신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나도 끝내 써냈고, 당신도 끝내 써냈습니다. 최소한 우리는 알잖습니까.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무수한 고독과 흉포한 시간에 또 한 번 지지 않았음을, 추깃물의 심연에 질식당하지 않았음을 말입니다. 우리의 고빗사위에서 당선이란 규정이 이번에는 제게 지어졌지만, 그저 규정입니다. 여전히 우리는 귀합니다. 나도 또 쓰겠습니다. 당신도 또 써주세요. 나도 애썼고, 당신도 애썼습니다. 정말 참 애썼습니다, 우리.




캬...

첨부파일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수정 취소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확인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관련 글 보기

관련글 모음
번호 상품명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79936 르뮤제 울 가디건 재입고 해주실꺼죠??? HIT zam**** 2017-09-01 66
379937    답변 아네ㅎㅎ HIT 쇼퍼맨 2017-09-01 97
375383 르뮤제 울 가디건 비밀글 색상 blu**** 2017-02-09 1
375387    답변 비밀글 거의 비슷! 쇼퍼맨 2017-02-09 1
375127 르뮤제 울 가디건 비밀글 사이즈 pct**** 2017-01-26 2